지금 우리학교는: 용암초등학교 숲속공방

2026.02.20 관리자 조회수 86회

[지금 우리 학교는: 용암초등학교 숲속공방]

Q: 학교 건축 프로젝트가 입어온 어떤 통념 혹은 지금까지도 답습되던 것 중 이 프로젝트를 통해 깨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지금까지 학교건축은 주변과 단절되어 온게 현실입니다. 숲속공방은 학생, 부모, 주변이웃등을 공간을 통해 소통하는 채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큰 특징입니다. 만든다는 것의 행위를 통해 감성을 키우고 이를 지역주민들의 체험의 공간을 활용한다는 것은 학교의 일차적인 기능을 넘어 사회적인 역할로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교건물 내에 공방이 있는게 아니라 외부에 단독건물로서 숲속공방이 지어졌다는게 중요합니다. 하나의 덩어리로 기능적으로만 배열된 기존의 학교건물과는 달리 용도별로 쪼개져서 공간이 분할 되면 좀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공간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기존의 학교공간과는 다른 소통의 장소로서 공방의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곳에 쓰인 목구조는 학생들에게 목공의 감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페이퍼로 제작된 테이블들은 재료의 촉감을 보다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Q: 프로젝트의 진행/완공 과정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것은?
A: 대부분의 학교건축은 콘크리트 박스형태로 지어집니다. 21세기 메타버스 시대에 살고 있지만 학교교육공간은 80년대와 별반 다를게 없습니다. 가장 창의로워야 할 학교공간이 가장 보수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는 여러가지 행정적인 제약, 공간에 대한 관습, 변화를 거부하는 암묵적인 카르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목구조로 공간을 만든다는 점, 외부에 별동으로 건축하겠다는 점은 기존 학교공간과 비교할 때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더불어 별동건축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작은 예산은 본 프로젝트의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중목구조 노출없이 박스형 공간을 만들면 되었겠지만 학생들을 위한 창의적인 공간을 위해서는 이러한 제약들은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하는 과제였습니다.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위한 목공소라는 좋은 의미에 맞게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학생 혹은 교사들의 피드백은 어땠나요? 학생들의 생활에 품었던 기대 중 의도대로 이루어진 것은 무엇일지?
A: 정말 뜨거운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학생, 교사, 주변이웃들의 반응이 너무 좋고 공간을 너무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에서 본 프로젝트를 답사하기 위해 많은 선생님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새로운 학교공간에 대한 대안으로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고 계십니다. 교육부에서도 이러한 혁신공간을 최대한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2019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심사위원과 현장을 방문했을때도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내부에서 목공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외국인 학부모 한분이 공간이 너무 좋고 훌륭하다고 해서 큰 감동을 받은바 있습니다.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지만 학부모, 지역주민과 함께 융합하는 장소로서 이 공간이 쓰이고 있다는 점에 만족합니다. 사회적 융합으로서의 장소가 구현되고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건축가에게는 큰 행복입니다. 


Q: 근현대의 한국에서는 인간이 도시에 짓는 어떤 건물보다 가장 오래 그 모습으로 남게 되는 것이 학교인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 학교 건축이 지니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학교 건축으로 이루고 싶은 지점은 또한 무엇인가요?
A: 학교건축은 단순히 공부를 하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유년기의 추억과 감성을 이루는 공간이자 감성적 성장을 일궈내는 장소인 것 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유년의 기억과 학교의 공간은 뗄레야 뗄수 없습니다. 교실의 냄새, 책상의 촉감, 운동장의 흙먼지등 모든 요소들이 우리의 감성적 기억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성장기로서 만나게 되는 유년의 공간은 성인이 되서 공간을 기억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건조한 아파트의 공간성과는 다른 공간적 창의성을 배우는 곳으로 학교공간이어야만 하는 것이지요.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이 공간을 체험하는 학생들에게 유년의 소중한 기억을 제공해주기를 바랍니다. 작지만 아담한, 그리고 목재의 따뜻한 감성과 공간미가 성장해가는 그 누구에게는 후일 좋은 감성과 추억의 공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학교공간은 반드시 변화되어야 합니다. 물리적으로 교실 공간을 만드는곳이 아니라 감성을 채워가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건축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점은 좋은공간은 나이에 상관없이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곳에 있는 학생, 교사, 학무모등 모든 사람들이 제가 의도한 그 감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건축가는 좋은 공간을 좀더 친절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유년의 학생들에게 좋은 감성을 체험할 수 있게 하는것, 그것이 건축가의 의무이자 책임인 것 같습니다.

2022.02
이정훈
[이 글은 ELLE 매거진으로부터 공식 기고 의뢰를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Go to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