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i Otto를 기억하며
2026.02.20 관리자 조회수 111회
2015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프리츠커 상의 수상자로
독일출신 건축가이자 구조엔지니어인 프라이오토가 선정되었다. 아쉽게도 그의 나이 89세에 공식석상에서 상을 수여받지 못한채 죽음을 맞이했다. 아마도 프리츠커상이 제정된 이래 생존하지
아닌 사람에게 상을 수상한 예는 프라이 오토가 유일할 것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건축가이자 엔지니어였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72년 설계한 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을 들수 있는데 플라스틱재질로 밴딩처리된 패널들의 조합으로 거대한 비누막들이 연속된
것 같은 비정형 형태의 공간을 디자인 하였다. 아마도 그 스테디움을 가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새로운 소재에 대한 해석과 이를 미려하게 풀어낸 구조 디테일은 20세기 최고의 구조물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특히 그 구조틀을 지탱하는 섬세한 인장재의 조합은 그 자체로서 경쾌한 미학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
지금 2016년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형태적 완성도 뿐 아니라 구조를 해석하는 엔지니어의 창의성은
비교할 수 있는 건물이 없을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이러한 경량건축에 대한 독특한 생각은 2차세계대전 당시 경험했던 막사건축에서 비롯되었다. 군막사의 특성상 최소의 자재와 시스템으로
최대의 기능적 공간을 형성해야 했기에 이후 그의 건축가로서의 철학에 결정적인 방향점이 되었던 것이다. 사실
이러한 엔지니어링의 관점에서 건축물을 접근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개념의 건축가와는 결을 달리한다. 일반적인
개념의 건축가는 건축 형태를 인문학적으로 해석하고 시대의 요구사항에 맞게 공간을 구성하는데 많은 비중을 둔다면 그는 그러한 새로운 공간을 구축하기
위한 물리적인 수단과 방법론에 관심을 가졌다. 즉 공간과 플랜이라는 전통적인 건축접근 대신에 경량재료와 최소의
구조방식이라는 관점으로 건축을 접근 한 것이다. 특히 그가 연구한 자연이 생성하는 최소의 구조에 대한 해석는
현대 건축가의 눈으로 보더라도 매우 새롭고 획기적이다. 실재로 그는 비누거품과 같은 형태를 구성하는 다양한
방식과 자연의 요소를 형성하는 구조의 원칙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 가령 비누거품은 낱개의 방울이 만나
서로 120도로 곡면을 이루는데 이 각도는 비눗방울처럼 일정 부피를 만드는 곡면 중 가장 작은 넓이를 구성한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또한 잠자리 날개나 벌집과 같은 자연계 속의 수많은 구조들은 스스로의 법칙에 의하여 표면적을
작게 하면서 가장 견고한 구조를 가진다는 점을 파악하였다.
그가 지닌 미덕은 이러한 형태와 구조사이에 숨겨져 있는 역학적 질서를 존중하고 이를 실재 건축의 현실속에서 적용하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이다. 즉 20세기 중반부터 논의된 진화론적 생물학 및 철학에 기반하여
적응력 있고, 생태학적인 경량 건축을 실현시키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건축을 가볍게하여 보다 많은 형태적인 가능성을 열어젖히는 것뿐만 아니라 건축이 사회속에 좀더 다른 형태로 기여할 가능성을 열어낸다는
점을 우리는 주목해야만 한다. 그가 항상 주장하듯이 그의 경량건축은 자연재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재로 2001년 하노버
엑스포 일본관을 협업한 시게루반은 프라이오토를 그의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인물로 말하곤 한다. 시게루반 페이퍼
건축이 지닌 경량화와 자기 구축적인 관점은 프라이오토가 지닌 중량으로부터 해방된 건축이 지닌 공간적 확장성과 상당히 맞닿아 있다고 보인다.
또한 미스반데로에의 “less is more”라는 언명은 “보다 적은 재료와 에너지로
건축을 구축하는 것이 인류를 위해 이상적이다는 것이다”는 프라이 오토의 철학에 의해 재해석 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파리유학시절 건축대학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탐독한 책은 바로 프라이오토의 연구서적들이었다. 70년대의 연구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창의적인 구조와 형태에 대한 해석, 그리고 그것들을 구축하기
위한 재료에 대한 탁월한 관점은 그 어떠한 건축적인 감흥보다 새롭고 독창적이었다. 그가 생전에 연구했던 경량구조에
대한 해석과 그 실현방법, 그 과정을 위한 리서치는 그 연구과정 자체로서 완성도 있는 건축실험이었던 것이다.
나는 아직도 뮌헨스테디움을 거닐며 느꼈던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그것은 단순한
경량 구조로 형성된 공간이 아닌 새로운 건축의 상징이자 유토피아를 위한 건축가의 시도였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재해가 일상화된 지금,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건축을 통해 보다 나은 인류의 삶을 추구하였던 공간에 대한
그의 철학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6.10
이정훈